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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4] 청년의사 -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일주일 남았는데 아직도 '하냐 마냐'

사무국 2023-05-24 조회수 108


  •  고정민 기자 
  •  
  •  입력 2023.05.24 05:49

"필수의료 제공 차원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논해야" 지적
계속된 사회적 갈등에 시범사업까지 '논란 덮기' 치중 우려도

지난 23일 열린 한국원격의료학회 학술대회에서는 비대면 진료 관련 논의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청년의사).
지난 23일 열린 한국원격의료학회 학술대회에서는 비대면 진료 관련 논의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청년의사).

정부 시범사업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가 '하느냐 마느냐' 수준에서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학계와 산업계는 물론 환자단체마저 이제 "비대면 진료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궁리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 23일 '필수의료 분야에서 원격의료의 공공적 역할'을 주제로 서울의대 암연구소에서 열린 한국원격의료학회 춘계 학술대회 토론회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원격의료학회 백남종 부회장(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은 현재 의료 환경 한계와 필수·공공의료 차원에서 비대면 진료 효용성을 논할 시점이지만 정작 비대면 진료 논의에서는 배제됐다고 했다.

백 부회장은 "최근 비대면 진료 논의가 외래 진료 영역에 국한되면서 그 효용성은 다뤄지지 않고 있다. 인지하지 못한다기보다는 일부러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초진과 재진 논란을 떠나 현재 의료 패턴에서 의사들이 하지 못한 것들을 (비대면 진료가)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백 부회장은 "비대면 진료가 모니터링과 연결되면 대학병원은 외래 진료 사이 공백 기간에 환자를 더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 컨설팅과 연결하면 심뇌혈관질환처럼 '골든 타임'이 중요한 질환 분야에서 의료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현장 구급대원을 백업해 더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필수의료 차원에서 원격 모니터링과 컨설팅의 효용성을 더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치료제 개발사인 웰트 강성지 대표 역시 "단순히 대면이냐 비대면이냐, 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에 집중할 시기는 지났다"면서 "환자 중심의 상시 의료 서비스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계 입장에서 봤을 때 지금 의료계가 '밥그릇 싸움'이라는 핵심 논점을 비켜가 발전적 논의가 어렵다고도 했다.

강 대표는 "지금 의료단체가 너무 과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면서 국민 건강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공감하기가 어렵다. 의사들이 밥그릇 잃을까 우려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더 정확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이유를 밝혀야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상의도 할 수 있다. 의료계가 빙빙 돌려 말하기만 하면 안 그래도 풀기 어려운 비대면 진료 논의가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의료계와 산업계 대립이 이어지면서 시범사업까지 사회적 갈등 축소에 매몰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지금 시범사업은 환자를 중심에 두고 어떻게 잘 치료할 것인가가 아니라 의료계와 약계, 산업계가 갈등하는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벌어지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치중한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했다.

안 대표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는 영리성이나 상업성에 대한 논란이 아니라 공익적 관점에서 화두가 돼야 하고 편리성이 아니라 접근성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며 "감기 진료(를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가 아니라 당장 병원 진료가 시급한 환자가 비대면으로 진료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우선이다. 시범사업도 이런 차원에서 비대면 진료 입법화 과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